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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할머니 보고 싶어 : 후기
작성자 마르코로호(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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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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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51


언제 할머니가 제일 보고 싶으세요?


요새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옛날 앨범을 자주 들여다보게 됐어요.


그 안엔 오래 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 사진이 참 많더라구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고 있으면

할머니가 해주신 옛날 얘기,

자주 입으시던 옷, 할머니 향기가

차례로 떠올라요.


다른 분들은 어떤 추억이 있을지 궁금해져서

#할머니보고싶어 이벤트로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가끔은 엄마 아빠보다도

더 가깝게 느껴졌던 우리 할머니.


맞벌이로 바빴던 부모님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나를 사랑으로 키워주신 우리 할머니.

아침마다 머리에 동백꽃 기름을 발라서
유치원에서 제일 높게 양갈래로 묶어 주셨고

초등학교 소풍날에는 슈퍼에서는 절대 안 파는
할머니 표 카스테라 경단이 꼭 있었고

밥 먹는걸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아침, 점심, 저녁마다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밥 한 그릇씩 꼭 비워야 했지만,
싫어하는 콩 만큼은 편식하는 걸 봐주셨던 울 할미.

아빠한테 혼날 땐 할머니 방으로

쏜살같이 뛰어들어와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할머니 품에서 엉엉 울었을 때
토닥여주셨던 손길이 고스란히 생각난다.

우리 할머니는 하루에 한 잔,
설탕 한 스푼을 더 넣은 믹스 커피를 좋아하시는데
할머니의 취향을 잊지 않고 커피를 내올 때마다
우리 손녀가 짱이라고, 손녀 밖에 없다며
"잘 마셨다~!" 고 말씀하시는 특유의 말투까지.

대학교 새내기때 잔뜩 꾸미고 할머니를 뵈러 간 날.

거의 어깨에 닿을랑말랑한 긴 귀걸이를 하고 갔는데
이렇게 치렁치렁한 걸 귀에 걸고 다니냐고
놀라시며 살짝 핀잔 아닌 핀잔을 주셨었는데..

할미,
만약에 우리가 다음 생에 또 만나게 된다면
다시 할머니 손녀로 태어나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나랑 둘도 없는 친구로

다시 만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그럼 같이 요즘 유행하는 곱창 밴드로 머리도 묶고
큐빅이 주먹만한 귀걸이도 끼고
네가 낀 반지가 이쁘니, 내가 낀 팔찌가 이쁘니
아웅다웅 실랑이도 벌여봤음 좋겠다는 생각을 해.

-

내가 이렇게 할머니를 사랑하고
20년 넘게 받아온 할머니의 사랑을
한 번쯤은 사람들에게 말해보고 싶었어.

내가 이렇게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은 손녀라는 걸.


@flower_gyeom.ing










열여섯 꽃다운 나이에 멋진 청년을 만나서

가정을 꾸린 나의 할머니.
자식 넷을 키우고 손주들도

본인 손으로 키워낸 할머니.

아직 마냥 어린 덩어리이던

날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내가 뛰어다닐즈음엔 그녀도 같이

놀이터로, 공원으로 뛰었다.

내가 더 커서 대학생이 되었을 때는

그 누구보다도 다정한 말과

격려를 보내주는 나만의 응원가였다.









내가 서른줄이 넘어섰을 때,

그이는 침대에서 한 발짝도

본인의 의지로 움직일 수 없었고,

몸 구석구석 마다 구멍이 뚫리고,

몇 개의 선이 꽂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0년 6월27일. 


81년에 걸친 전 생애의 마지막 장이 덮히고,

한 줌의 재가 된 그녀를 마주했을 때

더 다정하지 못 했던 게..

더 안아주지 못 했던 게..

더 자주 얼굴 보여주지 못 했던 게..

좋은 사람과 잘 만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 한 게..

사무치고 아리더라.

내 편. 내 친구. 내 조력자. 나만의 응원 외할머니.

오래 전부터 할머니 오는 날을 기다렸을

외할부지 손잡고 꽃동산 거닐면서 살아요.


할머니, 보고싶어. 사랑해♡


@jeongmin8976










어릴 때 유치원 하원할 시간에

할머니는 수영장에 가셨어요.


그때 할머니가 적어주고 가신 편지입니다.


@lsmkor









항상 할머니집가면 나를

제일 반겨주시던 우리 할머니.


주무시다가도 내가 오는 인기척이 들리면

헐레벌떡 일어나 나 먼저 안아주고

밥 먹었냐고 물어봐주던 우리 할머니.


정말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을 너무 늦게 깨닫고

할머니의 빈자리를 계속 눈물로만 채웠다.


항상 할머니 액자 옆에는 내 사진이 걸려있고

항상 할머니가 내 옆에 있을 줄만 알았는데..


너무 못 해준 게 많아서 미안하고

그래서 할아버지한테라도

할머니한테 못 해드린 걸

더 해드리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할머니, 난 할머니가 옆에 없어도

항상 생각하고 잊지 않고 있어.


할머니 많이 사랑해요.


@cn____n










문득문득 외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내 생일 전날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고,

아픈 엄마와 엄마를 간호하는 나라서,

아무래도 외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은

보지 않는 게 좋겠다는

어른들의 말씀에 그렇게 했었다.


그게 참 마음에 걸린다ㅠㅠ



식당을 하셨을 만큼 음식솜씨가 좋았던,

그래서 손이 참 크셨던 외할머니는

가끔 우리집에 오시면

밥도 이만큼 국도 이만큼 해주셨었다.


아파트에 계시면 심심하시다고 동네 산책하면서

내가 근무했던 문화원에도 오셨고,

노인대학에서 강의도 듣고 그러셨다.


그때 참 좋았는데,

외할머니도 나도 몬가

자랑하고 싶었던 맘이 가득했던 눈빛들.


문득 뭉근한 그리움이 든다.



-

엄마는 3년 전 추운 겨울에 엄마를 잃었고,

조금 멀고 험한 산중턱에서

엄마와 완전한 이별을 했다.


외할아버지께서 가정을 돌보지 않아

산전수전을 겪은 외할머니는

현실에 너무 지친 나머지,

본인의 손이 꼭 필요했던 아주 어린 엄마를 두고

집을 나가신 적이 있었다.


그 때 고생을 많이 한 엄마는 외할머니를 미워했다.



어느 날 엄마가 말씀하셨다.


“너랑은 여행을 다녔는데,

내 엄마랑은 여행을 못 갔어.

그런 여유가 없었던 것도 사실인데

그래도 그게 아쉬워.”



내가 성인이 된 이후로 나와 종종 여행을 나서던

엄마의 마음 한 구석에서는,

외할머니와 함께하는 행복한 추억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것이다.



15년 전 쯤 외할머니가 한참만에 우리 집에 오셨고 얼마간을 지내셨다.

거실에 모여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외할머니 옆에서 애교를 떨고

장난꾸러기 같은 표정을 짓는 엄마의 얼굴을 봤다.


그제서 나는 엄마도 기대고 싶고, 충분히 사랑하고,

때때로 미워할 수 있는 엄마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엄마가 가정을 꾸리고 오빠와 나를 키우면서

외할머니를 미워하는 마음은

애증과 이해의 사이 어디인가로 희석된 것 같다.


그래서 엄마는 외할머니의 엄마로

태어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외할머니의 엄마가 되어 외할머니를 이해하고,

맘껏 사랑해 주기 위해서 말이다.


나도 꼭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 지난한 삶의 과정에서

서로에게 상처가 되었던 이 모녀를

따뜻한 온기로 안아 줘야겠다.


@o_maengbabo







여러분은 할머니와 어떤 추억이 있으신가요?

할머니와의 추억을 마르코로호에게 들려주세요. :)

첨부파일 할머니 보고 싶어_bananajamlife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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